❤️🩶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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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세로동공 마른체형 165cm 탁한분홍색헤어 회색눈 단발머리 올라간눈꼬리 작은입 사나운인상(사실별생각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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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핑크라 애기리쿠가 텐니텐니거리는거 귀찮아하다가 친해짐

소아과에서 만났을 듯

어렸을땐 드림주가 키 더 컸을거같음

머리색 텐이랑 같아서 쫓아다닌거라 염색하고온날 충격먹음 (아알았어 안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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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여름, 하릴없이 시간이 펑펑 남기만해서 유튜브를 닥치는대로 아무거나 틀어놓던 때가 있었다. 대학생활의 첫번째 방학을 맞이하자마자 동기들과 또는 다른 친구들 무리와 가서 잔뜩 고기만 구워먹다 돌아온 짧은 여행을 두어 번 다녀온 후 A는 지쳐있었다. 더는 밖에 나돌아다니고 싶지 않아. 적어도 이번 여름의 남은 동안은. 그렇게 방에 에어컨을 틀어둔 채 책을 읽고 인터넷을 하다가 게임을 하다가, 그것도 질리면 유튜브에 접속해서 피드에 뜨는 영상을 본다. 다시, 보지 않고 틀어놓는다. 맞춤동영상이라니, 다 거짓말이다. 보고싶은게 하나도 없었다. 그는 턱을 괴고 별 기대 없이 스크롤을 내렸다. 그러다가, 어떤 동영상에서 스크롤을 멈췄다. 길거리공연? 아이돌? 이게 뭐야, 요즘도 이런 걸 하네. 별 생각 없이 동영상을 재생했다.

잠깐만, 잠깐만. A는 붉은 머리가 익숙해서 그만 재생하던 동영상을 멈추고 말았다. 니가 거기서 왜 나와? 심호흡을 하고 동영상을 다시 재생했다. 아닌가? 다른 사람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모두들, 아이돌리쉬 세븐, 기억해줘!'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A는 핸드폰을 집어들고 메신저를 뒤지기 시작했다. 몇 달 동안 바뀌지 않은 프로필사진과 상태메시지. 대화창으로 들어가니 마지막 연락은 같은 해 초 겨울, 졸업식 안내문을 가져다 주겠다 통보한 A의 메시지와 항상 고맙다는 답장의 메시지. A는 다짜고짜 몇 개월간의 두절에도 아랑곳 않고 링크와 메시지를 보냈다. [야 이거 너야?] 그렇게 보낸 후 어이가 없어서 침대에 벌러덩 누워서 천장만 보고있는데 답장이 바로 오질 않는다. 얘 맨날 병원에 누워있기만해서 답장도 곧잘 했었는데. 오랜 친구에게서의 답장은 침대에 벌렁 누워있다가 아, 이닦아야지, 하고 부스스 몸을 움직였다가 다시 방에 들어왔을 때에나 받아볼 수 있었다. [봤구나! 부끄럽다..], 그리고 이모티콘. [너 뭔데 길에서 춤춰 아이돌이야?] 다행히도 이번에는 답장이 바로 오기 시작했다. [어쩌다보니 사정이 있어서.. 말 하려고 했는데 바빴어!]

나나세 리쿠는 건강이 좋지 않았다. A는 나나세 리쿠와 초중고를 같이 나왔지만 학교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다. 사실 A가 나나세 리쿠를 친구 범주에 넣은 일은 꽤 얼마 되지 않았다. 중학교를 다닐 때 즈음에는 쟤랑 학교를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같이 노는 것도 아닌데 쟨 친구인가? 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A의 역할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딱 한번, 나나세 리쿠와 같은 반이 되었을 때부터 정해졌다. 나나세 리쿠의 집과 병원이 가장 가까운 친구. 단지 그 이유만으로 담임 선생님의 부탁을 받게 됐지만 A는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몸이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현장학습 안내장을 못받아서, 도시락을 제대로 못싸오면 불쌍하잖아.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돼. 게다가 본인의 집이 가장 가까운 것이 이유라면 못할 것도 없었다. 병실 문을 두드리고 전달해야할 유인물을 전해주고 그럼 갈게, 하고 마저 하교를 하는 과정을 A가 굳이 떠올리는 이유는, A는 초중고를 같이 다니며 교내의 중요한 행사의 안내장을 나나세 리쿠가 심하게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했을 동안에 전달해주었는데, 정말 그게 둘 관계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 외에 A가 나나세 리쿠와 딱히 심심할 때 연락을 주고받거나 약속을 잡아 놀러나간다거나 한 적은 없었다. 그러니 [야 이거 너야?]라는 몇 개월만의 개인적인 메시지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A는 다시 답장을 보냈다. [몸도 안좋은게 배는 왜 까고난리야 옷좀입어],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소속사가..] 학교의 유인물을 전달해주는 일, 그것이 둘 사이에 일어난 일의 전부이긴 했지만 그 배경에는 나나세 리쿠의 건강이 있었다. 그러니까 얘랑 그렇게 썩 친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몸 걱정을 하게 되는거지.

A는 생각했다. 아마 나나세 리쿠에게는 깊게 친하다고 말할만큼 친한 친구는 많이 없을 것이다. 욕이 아니라 상황이 상황이었다. 친해질만 하면 환절기에 몸이 금방 상해 병원신세를 지었던 그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유추할 수 있다. 그래도 사람이 유순하고 쉽게 호감을 사는 성격이라 따로 약속을 잡아 만나서 놀만한 친구는 한 두어명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몇번 같은 반이 되거나 같은 학교에 진학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나세 리쿠의 인연은 쉽게 호감을 살만한 성격 이상의 매력을 우연히 발견한 소수의 동성 친구들로 이루어져있다. A 역시 우연한 이유로 나나세 리쿠의 가까운 주변인이 된 하나 뿐인 이성 친구였다.

그러니 가끔 활동의 모니터링을 부탁해도 되겠냐는 친구의 부탁은 거절할 수 없었다. 나밖에 할 사람이 없었다. 병원이 가장 가까운 같은 반 학생이었을 때처럼. A는 아이돌에 딱히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몇 명 있지도 않은) 남자애들에게 감상을 물어보는 것 보다야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여 귀찮지만 그러겠다고 했다. 사실 반은 걱정으로 반은 신기해서 받아들였다. [고마워! 맛있는거 사줄테니까.. 또.. 업계 사람들이랑 친해지면 유명한 사람들 싸인같은 것도 받아줄 수 있을거야! 또.. 무리하진 말고], [너나 몸관리 잘해!] 다소 귀찮지만 할 사람이 저뿐이라 부탁을 들어주겠다 약속한 일은 집이 가장 가까운 A가 나나세 리쿠의 병실에 들락거리게 된 일만큼 갑자기 일어났다. 만나서 식사를 하거나 디저트를 먹으러 가는 일 역시 갑자기 일어나게 되었다. 알고 지낸지 12년만이었다. 그럴 때마다 둘은 어색하다기보다는 연년생의 남매같이 지냈다. 할 이야기가 있으면 대화를 하지만 굳이 할말을 만들어내지는 않는, 각자 핸드폰을 들고 노래를 듣거나 웹서핑을 하다가 디저트가 나오면 포크를 나눠쥐고 간단한 감탄과 감상을 남기며 먹어치웠다. 이런건 어떻게 알아오는 거야? 멤버 중에 집에서 카페를 하는 멤버들이 있어서. 괜찮은 가게를 많이 알더라구! 그 잔소리한다는 친구랑 걔네 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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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안궁금했다고 아 진짜 짜증난다..
너는.. 어디가서 남자친구 얘기하지마라


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