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모험가를 위해 바쁘게 원초세계와 1세계를 오가던 페오 울. 요즘 들어 모험가가 전달을 부탁하는 물건들이 심상치않음을 느낀다.

“호박모양 과자, 호박모양 전등, 호박모양 모자… 호박, 호박, 호박… 이게 다 뭐야?”

그에 모험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타타루, 쿠루루를 포함한 돌의 집 사람들이 그래도 분위기 전환했으면 좋겠어서. 호박이야 그냥 거기에 두면 그만이고 과자는 먹으면 되니까… 아, 넌 수호천절에 대해 모르겠구나.

(수호천절에 대한 간략한 설명)

~라는 문화가 있어. 수호천절이라고 해.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냥 분장하고 간식을 나누어 먹는…

“그거 재미있겠다! 나도 장난칠래!”

그렇다고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장난은 안 돼. 그리고 장난이 먼저가 아니라,

펑!

"애애옭. 앩…?"

낮아진 시야. 손을 들어 자신의 몸을 확인해보니 보송한 앞발...?과 검은... 육구라고 하던가, 이걸?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거야, 라고. 순서가 다르다고!’

그는 억울해 소리쳤다. 그러나 하악질을 하는 작은 커얼로 보일 뿐,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페오 울은 손가락을 튕겨 작은 종이와 펜을 소환했다. 그리고 모험가의 것이 분명한 펜으로 역시 모험가의 소지품 중 일부였을 종이에 무언가 적어내렸다. 펜과 종이쪼가리가 공중에서 넘실거린다.

그러고는 붉은 커버를 가진 책을 만들어낸다. 장식이 아주 화려한게 보통의 책과는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책은 자아를 가진 듯 아가리를 벌려 종이를 삼켰다. 종이를 책 사이에 끼워둔 것이다.

“여기, 해결 방법을 적은 쪽지를 숨겼어. 반드시 수정공과 함께 와야 해. 네가 작은 마물이 되어버렸으니 조금은 봐줄까… 사실 마음같아서는 책을 일메그의 거울 호수에 빠뜨리고 싶지만, 범위는 크리스타리움으로 할게. 그래! 그와 박물진열관으로 가. 나무를 숨기려면 역시 숲이니까. 그래도 쉽진 않을 거야. 그 몸으로는 야옹거리기 밖에 못하니까!”

“…!”

모험가는 눈을 떴다. 익숙한 펜던트 거주관의 천장이 시야에 가득 찼다. 뭐야, 꿈이었구나.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네 발로 안전하게 착지했다.

꿈이 아니었다.